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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장애자들 2 - 나만 모르는 내 성격

Full of Useful 2023. 9. 28. 14:45

오카다 다카시 지음, 모멘토

책의 내용이 깊이가 있다. 많은 사례와 극복방법, 대응방법 등이 있다. 

 

1.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들 - 경계성 성격장애

경계선적 성격장애라고도 함. 요즘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대표적인 성격장애 중 하나. 

경계성 성격장애

경계성은 정신병 단계인지 과민한 신경증 단계인지를 가르는 기준을 이르는 말임. 

경계성이라고 진단되는 성격장애에는 다른 타입의 성격장애도 중복되어 나타날 수 있음. 

 

"경계성 성격장애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양극단을 어지럽게 오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태는 기분과 대인관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어제는 최상의 행복감에 젖어 있다가 오늘은 세상이 다 끝난 것처럼 최악의 기분이 드는 상태가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사소한 일로 상처를 받는 순간 기분이 최고에서 최저로 떨어진다. 우울해지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지고 자기가 살 가치가 없는 존재로 느껴진다. 절망감이나 심한 자기혐오로 인해 자기를 파괴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깊은 우울 상태가 지속적이지 않고 간헐적이라는 게 경계성 성격장애의 특징이다. 
이렇듯 극단을 오가는 경향은 대인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경계성 성격장애자는 항상 자기를 지켜주며 애정 결핍을 치유해 줄 사람을 갈구한다. 그렇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을 만나면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급상승해서 이 사람이야말로 자기가 찾고 있던 바로 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는 그 사람을 전지전능한 존재라고 굳게 믿거나 부모의 역할을 상대방에게서 구하며 점점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관계가 그다지 오래가지 못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상대가 과도한 기대감이 부담스러워 뒤로 물러서거나 이제는 질렸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필사적으로 매달리거나 관심을 끌 행동으로 내닫는다. 이렇게 해서 상대를 묶어 두는 데 성공할 때도 있지만 상대가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기대가 컸던 만큼 극심한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이때의 반동이 하도 격렬해서 말로 공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를 곤경에 빠뜨리는 행동을 할 때도 있다. 이런 행동들로 인해 상대방은 공포를 느끼고 두 사람의 관계는 끝장나고 만다. 이런 식으로 대인관계를 반복하는 사이에 당사자는 물론 주변 사람들도 상처 입고 피폐해지기 일쑤이다."

 

2. 칭찬만 듣고 싶은 사람들 - 자기애성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자기를 특별한 존재라고 여기기 때문에 특별한 자기에게 어울리는 화려한 성공을 항상 꿈꾼다. 특별한 존재인 자신을 위해 남이 편의를 제공하고 칭찬하며 특별대우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보기에도 화려하고 이목을 집중시키는 옷을 멋지게 차려 입고, 거드름을 피우는 말투로 자기가 중요 인물인 양 굴기도 한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육체적 고통에 대해서 아주 민감해서 대수롭지 않은 통증도 견디지 못한다. 심지어는 작은 상처나 공복감에도 기분이 아주 나빠진다.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자기를 칭찬해 주는 추종자를 찾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칭찬을 먹고 살며 칭찬이 그들의 활력소이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을 잘 활용하면 인기인으로 성공할 수도 있지만 자만심이나 자기도취에 심하게 빠지면 우스운 꼴이 되고 만다. 
자기애성 성격자의 첫인상은 상당히 매력적이라 호감을 줄 때가 많다. 그러나 사귀다 보면 제멋대로이며 이기적이어서 놀라거나 실망할 때가 많다.  이런 유형은 대인관계에서 칭찬만 해 주는 사람들이나 현실적인 면에서 무능한 자기를 돌봐 주며 여러 가지 현실 문제를 자기 대신 처리해 줄 사람만을 찾는다. 전자의 경우에는 손님으로 대해 그들을 매료하지만, 후자의 경우처럼 의존 대상이 되면 자기의 하인이나 몸종 부리듯이 태도가 돌변한다. 어쨌든 전자든 후자든 간에 이용가치가 있을 때는 관계가 유지되지만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휴지조각처럼 가차 없이 버린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자가 생각하는 타인이란 특별한 존재인 자기를 위해 무조건적으로 봉사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라고 해서 모두 오만하게 성공을 꿈꾸거나 특권의식에 젖어 남을 무시하기만 하지는 않는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언뜻 보기에 자신감에 넘친 것처럼 보이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자폐, 우울, 대인기피, 심기증(心氣症 : 자기가 중한 병에 걸린 것 같이 생각하는 병증. ─ 옮긴이)을 감추고 있을 때가 많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치료할 때 가장 흔한 증상이 우울증이다.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면 우울증의 20% 정도에서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보인다. 이는 강박성 다음으로 높은 비율이다.  

자기애성 성격장애

 

3. 주인공이 되고 싶은 사람들 - 히스테리성 성격장애

(Histronic Personality Disorder)

히스테리성 성격장애자는 남을 매료하지 못하면 자기의 존재 가치가 없다고 굳게 믿는 특징이 있다. 히스테리성 성격장애자는 같이 있는 사람을 매료하여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이 자기 존재를 유지하는 데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남에게 어필하기 위해 자기를 과장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맡은 역할이 모든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인 주인공이거나 청순한 아가씨이기도 하고, 가련한 희생자이거나 섹시한 요부이기도 하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어딘지 모르게 작위적인 구석이 있는 것이 보통이지만 너무나도 그 역할을 멋지게 연출해서 주변 사람들이 감쪽같이 속아 넘어갈 때도 있다.

 

히스테리성 성격장애자의 특징은 외면적인 일이나 타인의 기분에만 관심을 쏟아 자신의 내면이나 기분에는 소홀해지기 쉽다는 것이다. 히스테리성 성격장애자는 자기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의 기분에 따라 반응하거나 행동한다. 모두를 즐겁게 만들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음으로써 자기를 지키려 든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주 불안해지고 침울해지고 만다.

이런 생활을 어려서부터 쭉 해 왔기 때문에 자기의 진정한 기분이라는 것을 거의 되돌아보지 못한다. 자기 기분에 맞추다 보면 공허한 느낌과 쓸쓸함이 엄습해 좀 더 즐겁고 자극적인 사람과의 관계로 눈을 돌리게 된다.
그러나 이런 생활은 마음을 더욱 황폐하게 만든다. 히스테리성 성격장애를 극복하는 최선책은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적극적으로 갖는 훈련을 쌓는 것이다. 혼자라는 생각에 기분이 가라앉을지 몰라도 이것이 진정한 자기와 마주할 수 있다는 증거이다. 자신과 대화할 시간을 갖고 스스로 반성하는 습관이야말로 성격 수양에 도움이 된다.

 

4.  악을 삶의 보람으로 여기는 사람들 - 반사회성 성격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특징은 타인을 냉혹하게 착취하는 것이다.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는 남에게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남을 해치거나 탐할 수 있다. 타인을 배반하는 특성은 다음 장에서 다루는 망상성 성격장애에서도 보인다. 망상성 성격장애자는 믿지 않으면서도 믿으려고 하는 갈등이 그들을 집착행동으로 내모는 데 비해 반사회성 성격장애자에게는 ‘믿는다’는 단어 자체가 그들의 사전에서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예를 들자면, 상대방이 배반해도 결코 상처받지 않을 것처럼 그들은 애초에 남을 믿지 않는다. 배반당하기보다는 먼저 배반하고 자기를 믿고 있는 사람을 돈 때문에 태연히 팔아치운다. 그리고 태연할 수 있는 자기 자신에게 강함을 느끼며 만족해한다.

* 대응방법 :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는 태어나서부터 줄곧 부정당한 인생을 살아온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부정적인 대응을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불신하는 마음으로 대하면 상대도 이쪽을 불신하게 된다. 그러니 모든 선입견을 가능한 한 배제하고 중립적으로 대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렇기는 해도 이것이 말처럼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는 간혹 상대의 본심을 간파한 듯이, 아니면 시험이라도 하듯이 도발적인 언동을 보여 냉정을 잃게 만들거나 적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반사회성 성격장애자에게는 일반인이 스트레스 상황으로 여기는 긴박한 상황이 오히려 유쾌하게 느껴지므로 일종의 기분전환을 위해 또는 엉망인 기분을 발산시키기 위해 상대방에 개의치 않고 이런 언동을 할 때가 있다. 이는 도발임과 동시에 테스트이기도 하다. 이렇게 해 봄으로써 상대의 도량을 추정할 수 있다. 상대방이 여기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 분통을 터뜨리며 감정적인 말로 대응하게 되면 그의 손에서 놀아나는 게 된다. 이런 도발에 과잉 반응하는 사람은 그의 경멸의 대상이다. 
도발에 대해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다. 행동이나 말에 반응하지 말고 그 배후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무슨 일 있어요?”라는 한마디로 분위기가 바뀔 때가 많다. “별로”, “상관없잖아”라는 거부적인 말이 되돌아와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계속 접근하다 보면 장애를 지닌 사람의 마음이 풀어지기 시작한다.

 

5. 남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 망상성 성격장애(편집성/망상)

 

편집성 성격장애


 이 유형은 친밀한 관계에서도 항상 배신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어느 정도 이상은 친밀해지지 못한다. 친해진다는 것이 그에게는 의심과 고통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는 친한 사람을 감시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언제나 그 사람의 행동을 파악하려고 한다. 상대가 곤혹스러워하거나 관계를 끝내려고 하면 질투심이 한순간에 타오른다.망상성 성격장애자는 고독하고 상처받기 쉬우며, 상냥함이나 애정을 보이는 사람에게도 처음에는 경계해서 마음을 열지 못하다가 일단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 상대의 존재는 아주 특별해진다. 그들은 신뢰관계나 애정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을 권력이나 힘으로 지배하려 든다. 망상성 성격장애자는 권모술수에 능하다. 계급이나 지위 같은 데도 관심이 많아 인간관계를 마음과 마음의 연결로 이해하기보다는 상하관계나 힘의 관계로 이해하려 든다.

망상성 성격장애자는 기분에 따라 고양되어 왕성한 활동을 하기도 하고 의기소침해져 우울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망상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활기차고, 자기 생각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우울해진다.망상성 성격장애로 진단되는 핵심 중 하나가 과도한 비밀주의이다. 망상성 성격장애자는 아주 당연한 질문이나 자기의 프라이버시, 출신에 관해서 과민한 반응을 보여 대체로 확실하게 대답하지 않는다. 시종일관 애매하게 말을 돌리거나 왜 그런 것을 묻느냐며 반대로 질문하기도 한다. 자신의 과거나 개인적인 일에 대해서도 “잊어버렸다”라든가 “글쎄” 하는 식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척하기도 한다.

6. 머리로 살아가는 사람들 분열형 성격장애(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

분열형 성격장애

열형 성격장애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머리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기묘하고 독창적인 사고나 직감이 생활이나 행동에 항상 영향을 미친다.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머릿속의 사고는 놀랄 정도로 활발해서 항상 머릿속에서 자신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가 많다. 이것이 혼잣말 또는 웃음으로 나오기도 한다. 사고나 직감이 굉장히 독특하기 때문에 비상식적으로 비쳐, 영문을 모르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유별나 보이지만 사정을 알고 나면 나름대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통념에서 벗어나도 개의치 않고 자기 스타일에 따라 자기중심적으로 살기도 한다.

 

* 위대한 정신분석가 카를 융(Carl Jung)이 성격장애 수준이었는지 아닌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분열형의 경향이 있는 사람이었던 것만은 틀림없다. 융은 젊었을 때부터 오컬트나 심령 현상에 심취했다. 그의 학위논문의 내용은 빙의(憑依) 현상에 관한 것이었다. 사촌 여동생 가운데 무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어서 그녀를 관찰 대상으로 삼아 연구했다. 실제로 융은 환청에 시달렸던 때가 있었다. 그가 심리학에서 주창하는 집단적 무의식이나 동시성의 개념은 한 개인의 심리학을 뛰어넘은 초월론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 이는 정신분열증적인 세계와 공통분모이다.

7.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 - 분열성 성격장애(Schizoid Personality Disorder)


분열성 성격장애의 특징은 남과 접촉을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 유형에게는 고독이 최상의 피난처이다. 회피성 성격장애나 자기애성 성격장애에서도 자기 세계에 빠지는 경향이 있지만, 회피성이나 자기애성의 타인 기피는 겉으로 그렇게 보일 뿐이고, 사실은 남과 어울리고 싶은데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피하는 데에 반해 분열성 성격장애는 남과 어울리기보다는 자기 혼자만의 고독한 환경을 좋아하는 특징이 있다.

분열성 성격의 사람은 타인과 자기 사이에 벽을 쌓아서 자기를 지킨다. 바꿔 말해서 그렇게 해야만 할 정도로 자아가 섬세하고 위태롭다. 따라서 섣불리 접근하거나 노골적인 친밀감을 보이면 당사자는 침입당한 듯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이런 유형에게 자기만의 고독한 세계는 아주 소중한 영역이라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는 성역과도 같은 것이다.

이들과 접촉할 때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그 사람의 성역에 가능한 한 접근하지 않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친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유형은 강력한 위협으로 느끼기도 하므로 다소 거리를 두고 감정을 가능한 한 드러내지 않으며 담담하게 접근해야 안심할 수 있어 비로소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이런 유형이 애인일 경우에 오래도록 서로 사랑하려면 같은 취미나 테마를 공유하며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야 된다. 남녀관계라기보다는 동호인 내지는 협력자의 위치에서 그 사람의 세계를 존중하며 침범하지 않아야 원만한 관계가 유지된다.


8.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 - 회피성 성격장애

회피성 성격장애자는 새로운 세계나 생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한 채 시도만을 반복한다. 아니면 친밀한 관계 그 자체를 무의식적으로 피하기도 한다. 섹스를 하지 않는 커플에게 회피성 성격장애자가 많다는 보고도 있다. 아이를 낳는 것에 소극적인 사람도 적지 않다. 대인관계에 소극적이라는 것은 분열성 성격장애와 흡사하지만 회피성의 사람은 대인관계를 원하며 필요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또 분열성 성격장애처럼 속세를 떠난 듯한 경향 등의 별난 구석은 없다.

 

회피성 성격장애자가 되는 원인으로는, 자신의 주체성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키워지지 못한 것과 자기의 선택을 존중받지 못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회피성 성격장애자는 남에게서 부정적인 의견을 조금이라도 듣게 되면 그 자체만으로도 엉망이 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혀 새로운 시도를 해 보려는 용기를 완전히 상실하고 만다. 이제까지 수도 없이 부정적인 말만 들어 왔던 터라 그런 말을 연상시키는 한마디로 수십 년 동안 누적된 부정의 역사가 되살아난다. “역시 너는”이라든지 “어째서 그 모양이니?”하는 투도 금물이다.
긍정적인 말투로 참을성 있게 대하는 것이 포인트다.
전혀 미동도 하지 않고 완전한 무기력 상태에 빠져 있던 어른이나 아이 가운데는 뭔가를 해 보려는 생각에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과 접촉할 때는 그 사람의 장점을 발견하는 것이 좋다. 그것도 당사자가 깨닫지 못했거나 크게 평가 받지 못했던 장점을 찾아내서 칭찬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그동안에 누적된 좌절감이나 열등감에서 구해내는 방법이다. 혹은 당사자가 하고 싶다고 느꼈지만 체념하고 말았던 것들에 다시 한 번 생명을 불어넣는 것도 한 방법이다.

9.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람들 - 의존성 성격장애

의존성 성격장애자는 자기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별것 아닌 일조차 부모나 파트너, 친구에게 의지한다. 또 혼자 있는 것을 잘 견디지 못해 항상 누군가가 곁에 있지 않으면 불안해지거나 공허하게 느껴져 자기를 다스리지 못한다.

의존성 성격을 지닌 사람은 자기주장을 내세우지 않는다. 남과 싸우거나 경원시되는 것을 두려워해서 상대에게 맞추려 든다. 자기 기분을 표현하지 못하고 참고 있는 사이에 진정으로 자기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자신조차도 모르게 될 때가 많다. 그래서 자신의 기분이 주변 사람들에 의해 좌우되거나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의존성 성격을 지닌 사람은 자신의 의지나 기분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변 상황에 따라 인생을 결정한다.심한 폭력에 시달리거나 매춘을 강요당해도 그 남자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이나 알코올 중독증인 폭력적 남편과 헤어지지 못하는 여성 중에 의존성 성격장애자가 많다. 심하게 불이익을 당해도 관계를 지속하려는 것이 이 성격장애의 특징이다. 이런 성향으로 인해 반사회성 성격이나 자기애성 성격을 지닌 사람에게 쉽게 이용당하고 착취당한다.


10. 지나치게 의무감이 강한 사람들 강박성 성격장애(Obsessive-Compulsive Personality Disorder)

이 유형의 성격장애는 지금까지 서술했던 성격장애 가운데 가장 ‘성격장애’답지 않다. 이 유형은 아주 반듯해서 대인관계나 일에서도 책임과 의무를 소중히 여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기 편한 대로라든가 제멋대로라는 표현은 이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자기를 억제하고 자기에게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할 수 있다. 선악, 올바른 것과 잘못된 것이 흑백처럼 분명해서 잘못을 범하는 것은 악이라는 강한 신념이 있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런 완벽주의로 인해 우울증, 신체형 장애에 걸리기 쉽다.언뜻 보아 전형적으로 선량해 보이는 이 유형도 도가 지나치면 자신도 모르게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자신의 엄격한 기준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거나 요구한다. 다른 가치나 의미의 좋은 점을 잘 인정하지 못한다. 주변 사람들은 숨이 막혀 여유를 찾을 수 없게 된다. 때로는 융통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보려 해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으로 비춰져 고립될 때도 있다.

 

강박성 성격을 지닌 사람은 자기의 고집에 관해서는 재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융통성이 없다. 그것을 어떻게든지 바꿔 보려고 하면 전면전이 시작되는데 결국에 가서는 아무 효과도 없을 뿐만 아니라 두세 배에 해당하는 보복이 돌아오기도 한다.
그래서 강박성 성격을 지닌 사람과 오랫동안 같이 살거나 일하는 사람은 그 사람의 스타일이나 방식에 개의치 않고 당사자가 하는 대로 내버려둘 때가 많다. 실제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생활은 엉망이 되고 일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 유형과 잘 지내려면 책임의 범위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질서에 집착하는 이 사람이 안심하고 자기 역할에 몰두할 수가 있어 통제욕구가 무제한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상대가 파트너일 때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결정을 해 주면 당사자는 안심하고 가사일, 양육, 사랑 등 무엇이든지 간에 진취적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당사자가 우울증이나 심신증(신체적 증상)에 시달리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한계를 정해 두지 않으면 당사자의 완벽주의나 통제욕구가 무한대로 번져 일에 파묻혀 지치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주변 사람은 그가 책임감 있게 무슨 일이든지 완벽하게 처리하므로 의지하게 된다. 잘 버텨 주어서 고맙다고 느끼는 사이에 당사자는 망가지고 만다.